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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스토리

여자의 오르가슴

by 별동별 2020. 3. 7.

여자의 오르가슴은 참 쉽다.

오래 전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단순히 친구로만 지내며 허물없이 모든 고민을 털어놓던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해주다가 애정이 싹터서 12년 만에 결혼한다는 내용이다.

 

그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인 해리는 자신과 섹스를 한 여자들이 모두 성적 만족을 했다고 말한다이에 대해 여자 주인공 샐리는 그 여자들이 진짜로 만족을 했는지거짓으로 오르가슴 흉내를 냈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다해리는 표정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대답한다그러자 샐리가 거짓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표정 연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자들이 거짓으로 오르가슴 흉내를 내는 이유는 남자의 기를 죽이지 않기 위한 것도 있지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여자로써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거짓으로 오르가슴 흉내를 내는 것은 성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르가슴 흉내를 내면 남자는 지금의 방법이 최선이라고 믿기 때문에 섹스 방법이 달라지지 않는다그래서 여자는 평생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오히려 정직하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의외로 쉽다여자는 자신의 외음부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그런데도 오르가슴을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면 자신의 외음부에 대해 신비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의 외음부는 생리적으로 외부에서 볼 때 숨겨져 있는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그래서 아무런 도구도 없이 자신의 것을 보는 것은 어색하기만 하다게다가 부모로부터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에게도 그곳을 보이거나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을 받아 왔다이런 잘못된 교육은 자신의 외음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그곳을 자극하면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도 알지 못하게 만든다.

 

자신의 생식기를 눈으로 보고 만지지 못하는 사람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기 가장 쉬운 곳은 바로 클리토리스clitoris이기 때문이다.

 

치골 아래쪽 음순 윗부분 근처에 위치한 음핵귀두clitoral glans는 한 마디로 신경 다발이다나탈리 앤지니어Natalie Angier는 정확히 8천개의 신경섬유가 모여 있는 다발이라고 한다. ‘손가락 끝이나 입술혀를 비롯해 다른 어떤 부위보다 많은 신경 섬유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남자의 페니스에 비하면 자그마치 두 배나 많은 숫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자극하면 남자보다도 더 쉽게아니 최소한 남자만큼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자의 아랫도리에 대한 이상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의상을 통해 본 역사 Seeing through Clothes>를 쓴 앤 홀랜더Anne Hollander는 유럽 여성 패션의 역사를 논하면서 분열된 괴물the divided monster’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여자에 대해 매우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사회 통념은몸이 끔찍하게 분할되어 있는 여성형 괴물인 인어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과 일치한다.……여자의 모습을 한 인어의 상반신은 기분 좋은 안정감의 환상을 주지만 이것은 함정일 뿐이다그 아래 아름다운 치맛자락 속에 숨겨져 있는 하반신은 아름다운 다리 대신 비늘로 잔뜩 뒤덮여 바닷물 속에서 불결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여자의 외음부에 대해 보이면 안 되고 만지기에 불결하다는 인식을 심어준다자신이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냄새가 난다고 믿고 있는 외음부를 남자가 만지거나 보려고 하면 여자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물론 남자들 중 일부는 아직도 여자의 아랫도리는 더럽고 추하고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만지거나 보려고 하지 않는다말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바로 그런 장소인 클리토리스를 자극만 해도 여자는 오르가슴을 쉽게 느낄 수 있다그렇다고 무조건 클리토리스만 만진다고 해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사실 고기도 먹어본 사람만이 먹을 수 있듯 오르가슴도 느껴본 사람만이 쉽게 느낄 수 있다클리토리스를 만지는 것을 죄악시하면서해서는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하게 되면 그곳을 자극해도 별 느낌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다행스럽게도 많은 여자들은 우연히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아무 생각 없이 만지다가 오르가슴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경험이 없는 여자라도 지나친 죄책감만 없다면 연습을 통해서 완벽해질 수 있다여자 스스로 자위행위를 하든아니면 남자가 클리토리스를 애무를 해주면 약간의 시간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여자는 얼마든지 쉽게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간단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평생을 살면서 오르가슴 한번 느껴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다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식의 오르가슴이 편법적인 것 같고 변태적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삽입을 통한 오르가슴만이 정상적인 오르가슴이라는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르가슴을 경험한 사람은 오르가슴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사람보다 삽입을 통한 오르가슴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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